최근 들어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떻게 그렇게 미군이 철수했다고 그렇게 쉽게 수도가 넘어가고 나라가 몰락하게 되었는지 이해가 되질 않았습니다. 하지만 곳곳에서 속속 드러나고 있는 정부의 각종 부정부패와 지도자들의 무책임한 모습을 보니 어쩌면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이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입장에 따라서 사건에 대한 해석과 처방 역시 다를 수밖에 없지만 카불 공항을 중심으로 탈출하려고 애쓰는 이들의 안타까운 모습은 우리에게 냉철하고 치열하게 새기고 배워야 할 것들이 있음을 깨닫게 합니다. 더욱 코로나로 불거진 현재의 답답한 상황을 넘어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 무엇을 고민하고 준비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합니다.
∙ 이에 사도와 장로와 온 교회가 – 의견은 달라도 합의 후 행동은 한 마음으로 해야 합니다. 오랜 기간 의논과 변론을 거듭했던 최초의 공의회가 드디어 마무리 되고 있습니다. 오랜 기간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지고 다투었던 이들은 합의하여 최종적인 결론에 이르게 되어도 상당기간 어색하고 불편할 수밖에 없습니다. 겉으로는 결과에 승복하지만 그렇다고 쉽게 마음을 열기에는 그동안의 과정들을 통하여 드러난 상처들을 다독이고 치유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회의를 마친 후에 보여준 초대교회의 모습은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이들은 의견은 달라도 마무리 행동은 한 마음으로 함께 했습니다. 의견이 다르다고 그냥 뒤로 물러나 있거나 지켜보기만 하지 않았습니다. 이들이 이렇게 할 수 있었던 힘이 무엇인지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강한 조직과 약한 조직의 차이는 여기서 출발합니다. ∙ 생명을 아끼지 아니하는 자 – 믿음과 사랑으로 감당하면 생명도 아깝지 않습니다. 결정은 내렸으니 그 다음부터는 당사자들이 알아서 하라고 하는 식으로 하면 오히려 간단합니다. 복잡하게 걱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어차피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야 하는 것이 세상의 원리일테니까요. 하지만 초대교회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안디옥교회만이 아니라 그 지역에 있었던 다른 교회들의 사정까지 헤아리면서 보다 확실하고 분명한 안내를 제공하려고 힘썼습니다. 이를 가능하게 한 이유 가운데 하나가 바로 중간에서 힘쓰고 애쓴 이들에 대한 평가에서 느낀 감동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아는 것 그것이 감동을 줍니다. 진짜는 결국 알려지고 드러나게 되어 있습니다. 자신의 생명조차 아깝지 않으면 세상에서 못할 일이란 없습니다. 문제는 이게 저절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 스스로 삼가면 잘되리라 – 잘되기 위해서는 먼저 스스로 삼갈 것은 삼가야 합니다.마침내 예루살렘 교회는 이방인들에게 불필요한 짐을 지우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유다와 실라를 택해서 바울과 바나바와 함께 보내어 그 결과를 적극적으로 알리게 했습니다. 그런데 이때 예루살렘교회는 이방인 신자들에게 보내는 서신을 통하여 그들에게 상당히 중요한 내용을 함께 전달했습니다. 이방인 신자들의 입장에서 그 내용들은 대수롭지 않은 일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유대교 신앙과 모세의 율법에 익숙했던 사람들에게는 너무나도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그 내용이 아니라 스스로 삼가라고 하는 말입니다. 스스로 삼가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얼마든지 변질되고 나빠질 수 있습니다. 특히 새로운 역사를 위해서라면 삼가해야 할 것은 스스로 삼갈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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