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와 부활 사건은 기독교 복음의 핵심입니다. 십자가는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고난에 대한 답이고, 부활은 우리에게 찾아오는 모든 낙심과 절망에 대한 답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아무리 시대가 달라지고 상황이 바뀐다고 해도 끝까지 십자가와 부활을 외쳐야 합니다. 기독교는 부활의 종교입니다. 우리는 부활 신앙으로 무덤에서도 새롭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형식적인 부활 신앙으로는 우리에게 수시로 다가오는 삶의 문제와 고난을 이기는 것은 고사하고 견딜 수도 없습니다. 부활 신앙은 매년 맞이하는 연례행사처럼 부활절에만 잠시 잠깐 생각하고 지나가는 것이 아닙니다. 부활 신앙은 죽음의 권세를 이기시고 무덤에서 다시 살아나신 주님의 부활 사건에 기초합니다. 문제는 주님의 부활이 아닙니다. 진짜 문제는 우리가 가진 부활 신앙에 있습니다. 

∙ 하신 말씀을 아직 알지 못하더라 – 말씀을 알지 못하면 사건을 보아도 깨닫지 못합니다.

부활 신앙의 근거는 분명 부활 사건에 있습니다. 하지만 부활 사건은 저마다 다르게 다가옵니다. 성경에 기록된 최초의 부활 사건을 보면 이 사건을 대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다양하게 소개되고 있습니다. 사건은 안식 후 첫날 일찍 새벽에 무덤을 찾아갔던 여인들이 무덤이 비어있다며 전해왔던 소식으로부터 시작됩니다. 허겁지겁 현장이었던 무덤으로 두 제자들이 달려갔지만 이들은 그곳에서 무덤이 비어있고 예수님을 쌓던 세마포가 정돈되어 있다고 하는 것만을 발견할 수 있었을 뿐입니다. 본문은 말합니다. 당시 제자들은 부활에 대하여 주님이 하신 말씀을 아직 잘 알지 못하고 있었다고. 말씀을 올바로 알지 못하면 사건을 보아도 제대로 깨닫지 못합니다. 

∙ 예수이신 줄은 알지 못하더라 – 우리가 알아야 하는 것은 예수님이십니다. 

빈 무덤 이곳저곳을 살펴보던 두 제자들은 돌아갔지만 마리아는 그 곳을 그냥 떠날 수가 없었습니다. 자신으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어떻게 해서든지 잃어버린 주님을 찾고자 했습니다. 어쩌면 그녀가 부활하신 주님을 처음으로 만나게 된 것에는 이런 그녀의 간절함이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당시 마리아는 급한 마음에 그랬는지 자신 앞에 주님이 나타나셨음에도 불구하고 동산지기인줄로만 알고 안타까운 부탁만 했습니다. 그분이 주님이신 줄 몰랐던 것이지요. 이런 기록을 통하여 점점 분명해지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당시 이 사람들이 몰랐던 것은 예수님이었다고 하는 것입니다. 

∙ 예수께서 마리아야 하시거늘 – 부활 신앙은 이름을 부르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주님은 놀랍게도 그녀의 이름을 불러주십니다. 동산지기인줄로만 알고 있던 마리아는 자신의 이름을 부른 그분이 바로 그토록 찾으려고 했던 주님이신 것을 깨달았습니다. 얼마나 놀랐을까요? 또 얼마나 감동적이었을까요?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준다고 하는 것은 대수롭지 않은 사건일 수 있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특별한 사건이 되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모르는 이름을 부를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이름을 부른다고 하는 것은 그 대상을 안다고 하는 것입니다. 관심이 없으면 아무리 들어도 기억되지 않습니다. “그냥 한번 불러봤어.”라고 하지만 주님은 그러신 적이 없습니다. 분명한 이유가 있으니까 부르십니다. 계획이 있고 사명이 있으니까 부르신 겁니다. 그렇게 최초의 부활 신앙은 이름을 부르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