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하던 일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아무리 코로나 코로나 한다지만 정말 여기저기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답답함이 쌓여갑니다. 예전 이 맘 때 쯤엔 이랬는데 하는 생각도 어느새 가물가물 해져서 과연 언제 다시 그런 날이 올 수 있을는지 기약이 없습니다. 그런 상황에 맞이하는 성탄절을 여러분은 어떻게 맞이하고 계신가요? 잃은 것이 있으면 분명 얻은 것도 있을 텐데 아직 잃어버린 것은 크게 보이는데 정작 얻은 것은 눈 씻고 찾아봐도 쉽게 찾을 수 없어 걱정입니다. 우선은 다른 것은 고사하고 여기까지 버텨준 것만으로도 이렇게라도 살아낸 것만으로도 정말 수고했노라고 참 잘했노라고 토닥이고 싶습니다. 여기까지 왔다면 그래도 잘 견디신 겁니다.

∙ “엄마. 코로나가 쎄, 예수님이 쎄?”  

  갑자기 궁금해 졌습니다. 아이가 만약 이렇게 물어오면 뭐라고 대답할 수 있을까요? 그야 당연히 예수님이 세다고 해야 하는데……. 그렇게 단순히 치부해 버리기에는 물어오는 질문이 너무 당돌했습니다. 왜냐하면 몰라서 묻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말도 안 되는 질문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는 듯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묻는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 분명했습니다. 답답하니까 그렇습니다. 말로는 다 그럴듯한데 진짜 바뀌는 것은 하나도 없으니까 그렇게 묻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알고 싶고 듣고 싶은 것입니다. 그까짓 거 별거 아니라고 까지는 아니라 할지라도 적어도 주눅은 들지 말아야 한다고 하는 것을 알고 싶은 것입니다. 실은 그래서 주님 천사들을 통해서 답답해하던 이들에게 다시 소망을 품게 하십니다. 성탄은 희망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 “아빠. 왜 맨날 성탄절이 되면 우리들만 노래하라고 해?”  

  성탄의 표적으로 제시되었던 것은 강보에 싸여 구유에 뉘어 있는 아기였습니다. 세상은 슈퍼맨과 원더우먼을 이야기 하지만 하나님은 우리에게 아기 예수를 보내십니다. 그래서 복음입니다. 세상과는 다른 방식으로 이루어가는 하나님 나라의 꿈을 우리에게 부어주시는 것이 바로 성탄의 비밀입니다. 성탄절만 되면 공연히 미안해  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왜 맨날 우리들만 노래하라고 하느냐고 하는 막내의 물음에 담겨 있는 고민입니다. 자연스럽게 올해 성탄절은 성가대 찬양도 어려운 판국에 씁쓸하고 우울한 분위기가 팽배했기에 나름대로 분위기 반전을 위하여 고심하다 교회학교에 요청을 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이제는 아이들만 노래하도록 하지는 말아야 하겠습니다. 아이들의 성탄이 아니라 바로 우리들 모두의 성탄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는 영광입니다. 남은 문제는 여전히 땅에 있습니다. 

∙ “혹시… 주님도 지금 자가 격리 중이신 건 아니시지요?” 

  혹시 들어보셨는지요? 올해 산타는 1월 9일에 온다고 하는 말을요. 저도 처음에는 웬 뚱딴지같은 소리인가 했다가 나름 이유를 알고 나서 한참동안 웃고 말았습니다. 다름 아니라 산타가 12월 25일 새벽에 도착을 했지만 도착 후 2주간을 격리해야하기 때문이랍니다. 누가 생각해 내었는지 모르지만 안타깝게도 요즘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산타는 그렇다 치더라도 이러다가 주님도 그렇게 자가 격리 하라고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주님을 이런저런 한계와 굴레에 매여 계시도록 붙들어 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하겠습니다. 천사들이 전한 소식을 들었던 목자들은 가만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이들은 자신들이 직접 가서 주님이 알리신 바 그 이루신 일을 보려고 길을 떠났습니다. 성탄의 참된 시작은 바로 그때부터였습니다. 이젠 우리들의 차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