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제작된 “두 얼굴의 사나이”라는 드라마를 아시나요? 헐크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진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분노하게 되면 특별하게 발현되는 막강한 힘을 가진 괴물입니다. 비록 마블 코믹스에 기반한 영화였지만 하나의 몸에 서로 다른 두 개의 모습이 깃들어 있다고 하는 점에서 우리가 지닌 내면의 복잡한 모습을 잘 드러냈었지요. 영화만큼은 아니 오히려 영화보다 더한 두 얼굴을 가진 인간들의 모습은 오늘 우리가 처한 삶의 자리들이 절대 녹녹하지만은 않다고 하는 것을 역설적으로 알게 합니다. 그래서 때로 겉으로 드러난 얼굴은 중요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본문에서 천사의 얼굴을 가진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아울러 그의 모습은 오늘 우리가 가진 얼굴의 의미를 돌아보게 합니다. 

∙ 은혜와 권능이 충만하여 – 어떻게 보이느냐보다 무엇이 들어있느냐가 중요합니다.

우리는 초대교회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을 통하여 그리스도인들은 과연 어떤 존재인지 그리고 교회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대략 살펴보았던 그림을 구체적으로 드러내 주고 있는 모델이 바로 오늘 본문의 스데반이란 인물입니다. 초대교회가 세운 일곱 집사 중의 한 사람이었던 그는 은혜와 권능이 충만하여 큰 기사와 표적을 민간에 행할 수 있었습니다. 성경의 기록을 살펴보면 이는 예수님과 그에게 부름을 받은 사도들에게 국한되어 사용된 표현이었습니다. 그런데 스데반에게도 그런 역사가 일어났다고 하는 것은 하나님의 능력이 어떤 특정한 사람들에게 국한된 것이 아님을 증명합니다. 

∙ 매수하여… 충동시켜… 거짓 증인을 세우니… - 안될 때 나오는 게 진짜입니다.

어떤 경우 겉으로 나타난 모습은 전부가 아닐 수 있습니다. 얼마든지 안에는 겉모습과는 다른 것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상대적 괴리감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 하는 것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한 과제입니다. 스데반이 사역을 하고 있었을 때 성경은 이른바 헬라. 각 지역에서 왔던 자유민 중에서 어떤 자들이 일어나 논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람마다 자신의 입장이 있으니 의견이 상충할 수도 있고 또한 논쟁을 벌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이 문제였습니다. 지혜와 성령으로 말하는 스데반을 당할 수가 없었던 이들은 상식 밖의 방법들을 동원합니다. 논쟁은 논쟁으로 끝나면 됩니다. 그런데 이들은 논쟁에서 해결할 수 없으니 다른 방법을 쓰려고 했습니다. 그렇게 뭔가 안 될 때 나오는 게 진짜입니다.

∙ 그 얼굴이 천사의 얼굴과 같더라 – 하지만 삶을 빛나게 하는 것은 얼굴이 아닙니다.

눈앞에서 펼쳐지는 말도 안 되는 일들을 보면서 스데반은 어떻게 했을까요? 놀랍게도 성경은 스데반의 반응을 복잡하게 기록하고 있지 않습니다. 분명 저들은 스데반을 죽이려고 혈안이 되어있었습니다. 모두가 달려들어 그를 모함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스데반은 절체절명의 위기 앞에서 위축되지 않았습니다. 죽음의 공포에 질려있거나 비굴하게 목숨을 구걸하거나 분노로 가득 차 얼굴이 어그러지고 굳어지지 않았습니다. 왜곡되고 잘못된 이야기들을 조목조목 따지려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성경은 스데반의 반응을 “천사의 얼굴”이란 한마디로 정리합니다. 때로 얼굴은 그 사람이 처한 현실과 그 속에서 취한 본인의 태도와 결심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얼굴이 전부라고 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삶을 빛나게 하는 것은 얼굴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