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60) – 힘써 말할 것이 있는 사람​

​아무리 귀한 것이라 하여도 식상해지면 뻔한 것이 되고 맙니다. 처음에는 대단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본질은 사라지고 형식적인 것만 남게 되면 더 이상 삶에는 어떤 영향도 줄 수 없는 그림의 떡으로 전락해 버리고 맙니다. 특히 반복되는 절기에 있어서는 자칫 잘못하면 형식적인 행사로 그치게 될 위험이 항상 상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죽음을 깨뜨리시고 다시 살아나신 이 부활절의 경우는 이성적인 설명으로는 결코 남아 낼 수 없는 사건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러합니다. 그래서 성경은 중요한 영적진리들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설명을 택하지 않았습니다. 신앙은 머릿속에서만 움직이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마음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영적 진리는 구체적인 삶 속에서 몸으로 경험될 때 비로소 체득될 수 있었습니다.

∙ 베드로가 대문을 두드린대 – 때로 어떤 문은 두드려야 열립니다.

하나님의 일하심은 감히 사람의 생각과 기준으로는 알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하나님의 역사를 올바로 알기 위해서는 직접 경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야고보에 이어서 죽음을 코앞에 두었던 베드로는 신비한 방식으로 감옥에서 풀려났습니다. 하나님의 능력이 임하게 되었을 때 자신을 묶고 있었던 쇠사슬은 벗어졌습니다. 잠이든 자신을 쳐서 깨우시는 그분의 손길에 따라 순종하여 나아갈 때 앞길을 가로막은 쇠문은 저절로 열렸습니다. 그러나 본문을 보면 모든 문들이 그 앞에서 저절로 열린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떤 문들은 그냥 열리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베드로는 문 앞에서 한참이나 두드려야 했습니다. 분명 어떤 문들은 두드려야 열립니다. ∙ 힘써 말하되 참말이라 하니 – 미쳤다고 하는 소리를 들어도 말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얼마나 놀랐을까요? 자기들이 안에서 기도하고 있던 바로 그 사람이 밖에서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면… 문 두드리는 소리에 나왔던 로데에게 그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너무나도 놀란 나머지 로데는 문을 열어 주는 것도 잊은 채 안으로 뛰어 들어가서 기도하고 있던 사람들에게 베드로가 대문 밖에 서있다고 하는 것을 알렸습니다. 하지만 로데의 이야기를 쉽게 받아들일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자기들의 생각으로서는 그만큼 불가능한 사건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미 밖에서 베드로의 소리를 들었던 로데는 미쳤다고 하는 말을 들었지만 다시 힘써 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자신의 눈과 귀로 분명히 보고 들었기 때문입니다. ∙ 전하라 하고 떠나 다른 곳으로 가니라 – 인도함을 따라 살면 그만입니다. 

마침내 문 두드리기를 그치지 않았던 베드로는 기도하고 있었던 이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얼마나 반갑고 또 감사했을까요? 이렇게 만나게 된 이들은 하나님의 은혜가 얼마나 놀라운 지 깊이 깨달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이제 새로운 과제가 하나 생기게 되었습니다. 감옥을 나온 베드로의 미래에 대한 것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초대교회를 대놓고 핍박하고 있었으니 베드로가 그곳에 머문다고 하는 것은 교회나 베드로 자신에게 더욱 위험에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 뻔했습니다. 이런 상황을 알았던 베드로는 빠르게 교회에 부담을 주지 않는 다른 곳으로 가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과연 다른 곳은 어디였을까요? 성경은 이에대하여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습니다. 인도함을 따라 살면 그만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