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메시지의 힘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때로 영양가 없는 말과 헛된 메시지의 홍수 속에서 실망하게 되는 경우도 많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에 들어와 가슴을 뛰게 하고 마침내 세상과 삶을 바꾸어 놓는 말과 메시지에 대한 목마름은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물이 범람하는 홍수 때 정말 한모금의 마실 물이 절실한 것처럼 오늘도 우리에게는 믿음직한 한마디의 말씀과 분명한 메시지가 간절합니다. 교회의 위기는 다름 아닌 바로 이 메시지의 위기입니다. 그래서 더욱 무거운 마음으로 맞이하게 되는 오늘은 교회창립기념주일입니다. 다시 한 번 우리를 교회로 부르신 주님의 말씀을 기억하면서 우리가 간직해야할 메시지가 무엇인지 돌아보게 됩니다. 

∙ 선지자 사무엘 때까지 사사를 주셨더니 – 때와 방법은 주께 달려있습니다. 

비시디아 안디옥의 회당에서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바울은 “하나님이”로 시작했습니다. 하나님이 택하셨고 애굽에서 나그네 된 그 백성을 높여서 큰 권능으로 인도해 내셨습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에는 분명한 목적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거룩한 백성, 제사장의 나라가 되는 것입니다. 거룩이란 오직 하나님께만 속해 있는 속성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의 백성들 역시 거룩한 백성이 되길 바라셨습니다. 죄로 인하여 부정해 지고 무너지고 있는 생명의 원리와 질서를 회복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과연 이 엄청난 일이 어떻게 가능하게 될까요? 하나부터 열까지 우리에게는 문제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기억해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을 그분이 친히 주관하십니다.

∙ 다윗을 만나니… 내 뜻을 다 이루리라 – 뜻을 이루기 위해서는 만남을 관리해야 합니다.

우리는 마음이 급합니다. 생각이 짧습니다. 눈앞에 있는 것만 보기 쉽습니다. 그러면 답은 뻔합니다. 하나님이 다 알아서 하시면 됩니다. 우리는 그냥 따라만 가면 됩니다. 하지만 그러면 우리는 결코 책임적이고 주체적인 존재가 될 수 없습니다. 어떻게 해도 믿을 수 없다면 그냥 그렇게 하면 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하나님은 우리를 구경꾼으로만 만들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역사에 참여하도록 부르셨습니다. 이를 위하여 하나님은 우리를 만나십니다. 만남이 설레는 이유는 빤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나아가게 될 것인지는 그 만남을 어떻게 가꾸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저는 이런 선택을 하신 하나님이 좋습니다. 우리는 단순한 일회용품이 아닙니다. 두고두고 다루고 가꾸시는 작품입니다.

∙ 구주를 세우셨으니 곧 예수라 – 최고의 메시지는 예수로 끝납니다.

이윽고 바울이 전하는 메시지는 역사 속에 드러난 한 정점을 향하여 나아갑니다. 수많은 시간에 걸쳐 여러 가지 다양한 시도가 있었지만 그 뜻을 온전히 이룰 수 없었습니다. 그러면 그만 포기해야 합니다. 그동안 기대하고 시도했던 것은 폐기해버리는 것이 합당한 결정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약속하신 것을 결코 잊지 않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기억하고 계시다가 반드시 그 약속을 이루게 하십니다. 그래서 오신 분이 바로 예수입니다. 예수 그분은 하나님이 허락하신 최고의 메시지입니다. 변함없는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하여 오신 분, 그분이 바로 메시지 자체였습니다. 예수 한분이면 충분합니다. 그것이 바로 오늘 교회가 회복해야 할 복음 중의 복음입니다. 다른 것으로 끝내지 마십시오. 오직 주님이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