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72
시시각각 벌어지는 사건은 여러 가지로 중요합니다. 평범했던 역사도 일단 사건이 일어나면 복잡해지고 다양한 결과를 양산해 내고 맙니다. 하지만 문제는 어떤 의미에서 사건은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일정한 조건이 형성이 되게 되면 어떤 형태로든지 사건이 발생하고 만다는 것입니다. 때로 발생할 사건이 예상되기도 하지만 그렇게 예상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사건들이 빵빵 터지기도 합니다. 사건은 일어나는 겁니다. 그래서 사건은 그 크기와 관계없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사건 자체보다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일어난 사건에 대한 반응입니다. 일어난 사건에 대하여 어떤 반응을 하느냐에 따라서 결과는 전적으로 달라집니다. 사건은 우리 소관이 아닙니다. 하지만 반응과 그 선택은 내 소관입니다.
∙ 시기가 가득하여 반박하고 비방하거늘 – 부정적으로 보면 좋게 반응할 수 없습니다. 바울 일행은 지난주에 요청을 받았던 대로 다음 안식일에도 말씀을 전하려고 하였습니다. 그때 얼마나 사람들이 많이 모여 들었는지 온 시민이 거의 다 모여들었을 정도였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미루어 짐작컨대 지난주에 왔던 사람들의 평가를 들었던 이들이 이런저런 호기심으로 그 자리에 참여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적지 않은 이들이 모여든 것을 탐탁지 않게 보았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의 마음은 시기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바울이 하는 말이 곧이곧대로 들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들은 바울이 말한 것을 조목조목 반박하고 비방하면서 훼방하기 시작했습니다.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면 결코 좋게 반응할 수 없습니다. ∙ 우리가 이방인에게로 향하노라 – 좋은 반응을 위해서는 남은 가능성에 집중해야 합니다. 유대인들의 사뭇 다른 반응을 보았던 바울과 바나바는 비방하면서 훼방하는 사람들과 감정적으로 싸우지 않습니다. 아무리 작은 반대라고 하여도 한번 신경 쓰기 시작하면 그것으로부터 벗어나기는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바울과 바나바는 부정적인 판단과 훼방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길로 나아가기로 작정합니다. 그가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까닭은 반대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그 너머 계신 하나님의 뜻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말씀은 우리로 하여금 잃어버린 기회가 아니라 남아있는 가능성에 집중하게 합니다. 자신이 기대하고 생각한 것만 고집하면 다른 것이 보이지 않습니다. 길이 막히면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곳으로 가면 되고 돌아가면 그만입니다. 좋은 선택이 좋은 반응을 만듭니다. ∙ 발의 티끌을 털어버리고 – 기쁨과 성령이 충만하려면 티끌도 털어내야 합니다.바울의 메시지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기로 한 사람들은 기쁜 마음으로 말씀을 받아 영생과 구원을 얻는 믿음으로 나아갑니다. 하지만 여전히 바울과 바나바를 반대하면서 부정적으로 생각했던 사람들은 그 안에 있었던 다른 유력한 사람들 곧 경건한 귀부인들과 시내의 유력자들을 선동하여 바울 일행을 박해하고 쫓아내고 말았습니다. 이쯤 되면 사건이 상당히 커진 것입니다. 더욱 좋은 방향이 아니라 그렇지 않은 방향으로…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바울은 다시 새로운 선택을 하고 좋게 반응하기로 결정합니다. 그래서 한 일이 바로 발에서 티끌을 떨어내버리는 일이었습니다. 사람을 비참하게 하는 것은 큰 것이 아닙니다. 때로는 작은 가시가 힘들게 합니다. 불운한 상황에서도 좋은 반응은 기쁨과 성령의 충만함을 낳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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