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0일 멈춤의 훈련-담대하라 | 김종윤 목사 | 2023-08-2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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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무성하고 꽃은 여기저기 피기도 했는데 왜 도무지 열매가 없는 건지 이상하다 싶었습니다. 장모님이 주셔서 옥상에 가져다 심어둔 호박줄기 이야기입니다. 그러고 보니 그냥 먹기만 했지 무엇하나 시간을 들여 가꾸고 거두어 본 적이 그리 많지 않았으니 어떻게 열매가 맺히고 자라는지 신경도 쓰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잊혀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집사람 말을 듣고 올라가 본 옥상 텃밭을 보면서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푸른 잎들 사이로 어디서 생겼는지 작은 호박 알맹이들이 영글어 가고 있던 거지요. 더욱 난생처음 보는 그 모양이 신기하다 싶어 알아보니 땅콩호박이라고 하는군요. 한낮의 뜨거운 태양 아래서도 꿋꿋하게 자라고 있는 호박을 보면서 다시금 자연 안에 감추어두신 하나님의 오묘한 원리에 고개가 숙여집니다.
∙그 날 밤에 주께서 바울 곁에 서서 – 주님과 함께하는 시간은 결코 헛되지 않습니다.
예상은 했었지만 이런 식으로 전개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바울 자신도 물론이지만 성전에 가서 예식을 행하라고 권했던 교회 지도자들도 당황한 것은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이미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이미 성난 폭도들은 바울을 성 밖으로 끌고가서 돌을 던지려고 했습니다. 마침 로마의 군인들이 출동했기 망정이지 하마터면 바울은 목숨을 잃을 뻔 했습니다. 하지만 더욱 답답한 것은 시간이 가고 있지만, 바울과 관련된 문제가 풀리기는커녕 더 복잡해지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이미 허락을 받아 나름대로 변호를 해 보았지만 사람들은 들으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바울을 심문하기 위한 공회가 열렸지만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었습니다. 그런 답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바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요? ∙담대하라 – 아무런 변화가 없어 답답해 보이는 순간에도 낙심하지 마십시오.
일이 점점 더 꼬여만 가는 것처럼 보이고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망막함이 가득했던 그날 밤 바울에게 찾아오신 주님이 하신 말씀은 “담대하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말씀을 하신 이유는 당시 바울에게 담대함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언제나 그렇습니다. 좋은 생각보다는 나쁜 생각이 먼저 찾아옵니다. 나를 둘러싼 환경이 그리 썩 희망적이지 않을 땐 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우리를 주어진 환경에 따라 사는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어떤 상황에서도 주눅들지 말고 용기를 내어 나아가는 창조적인 사람이 되게 하십니다. 경작할 사람이 없으면 아무리 에덴동산과 같은 곳이라도 거둘 것은 없습니다. 가꾸고 돌봐야 하는 것은 식물만이 아닙니다. ∙예루살렘에서 ... 로마에서도 ... - 어느 곳에 있든지 증언할 것이 있는 사람은 강하게 삽니다.
주님은 바울이 예루살렘에서 감당 한 일을 알고 계셨습니다. 비록 바울을 오해했던 사람들은 무시하고 들으려고도 하지 않았지만 주님은 그것을 들으셨고 보셨습니다. 우리가 하는 일들을 사람들이 다 알아봐 주길 기대하는 것은 지혜로운 태도가 아닙니다. 호박은 자신이 자라고 있는 것을 알아 달라고 하지 않습니다. 한 낮이든지 한 밤이든지, 보는 사람이 있든지 보는 사람이 없든지 상관하지 않고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할 뿐입니다. 열매는 그렇게 영글어 갑니다. 어느 곳에 있든지 자신이 감당할 사명을 충실하게 하면 나머지는 주님이 돌보십니다. 분명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미래는 오늘 여기부터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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