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4일 _ 그래도 감당하면 됩니다. | 김종윤 목사 | 2023-12-2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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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연말이 되고 보니 들뜨고 분주한 마음이 들썩입니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이라고 찬양을 하지만 역설적으로 우리가 기억하는 성탄절은 찬양처럼 고요하지만은 않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주님의 성탄은 그동안 억눌렸던 감정들을 쏟아내고 일탈해도 뭐라고 하지 않는 일종의 해방구와도 같았습니다. 어느새 성탄절의 주인공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싼타할아버지는 정작 성탄의 주인공이신 아기 예수님보다 더욱 유명해졌고 이래저래 주고받는 선물과 카드는 감동을 잃은지 오래 되었습니다. 과연 우리는 기다림의 절기를 끝내면서 무엇을 소망하고 배울수 있는지 오히려 답답해집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하나님의 뜻은 어떻게 되고 있는 걸까요? 답답하고 어려울수록 오묘한 방법으로 이루어져가고 있는 성탄의 신비는 우리에게 새로운 용기와 희망을 줍니다.
∙ 그 때에 기아사 아구스도가 영을 내려 – 그래도 하나님의 뜻은 이루어집니다.
성탄의 신비를 설명하는 방식은 다양합니다. 누가는 예수님의 탄생이 역사 속에서 발생했던 실제 사건임을 강조하기 위하여 당시 세상을 다스리고 있었던 통치자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밝힙니다. 가이사 아구스도는 세금을 부과할 근거와 향후 통치의 효율적인 방향 수립을 위한 자료를 얻고자 제국 전체의 인구를 조사하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제국의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 등록을 해야 했습니다. 이렇게 황제의 말한마디는 제국 내 모든 사람들의 발걸음을 움직일 정도로 강력했습니다. 반면 하나님의 통치는 멀게만 느껴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하나님의 뜻은 오묘한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그 약혼한 마리아와 함께 호적하러 올라가니 – 어려워도 함께 하려고 하면 이루어집니다.
요셉의 경우에서도 분명히 보여지는 것처럼 하나님의 뜻은 어렵고 힘든 상황 가운데서도 기가 막힌 방법으로 성취됩니다. 그러나 우리가 주의깊게 보아야 하는 것은 이 모든 일들을 위하여 당사자들도 역시 그에 걸맞는 선택과 결단을 해야 한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요셉은 우리들에게 어려울 때 하는 결단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줍니다. 기한 내 호적을 하기 위하여 먼 길을 떠나야 했던 요셉은 자신과 약혼했던 마리아를 데리고 함께 호적하기로 결정합니다. 이는 사실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여러 가지 복잡한 결과를 낳을수 있는 사항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셉은 이 모든 일들을 자신이 떠안기로 작정했습니다. 어려워도 함께 하려고 하면 됩니다.
∙이는 여관에 있을 곳이 없음이러라 – 가능성이 없다고 해도 감당하기로 하면 됩니다.
함께 하기로 결정하고 만삭이었던 마리아를 데리고 왔지만 현실은 더욱 냉혹했습니다. 막달이 되어 배가 산만한 산모를 위하여 내어줄 빈방하나 찾을 수 없었다고 하는 것은 당시 사회가 얼마나 약자에 대하여 무관심하고 배려가 없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상황이 어려운 것도 괜찮습니다. 힘들어도 견딜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에 대하여 실망이 되면 참 쉽지 않습니다. 정이라고 하던가요? 별거 아닌 그놈의 정(情) 하나 때문에 우리는 힘도 나고 눈물도 납니다. 아기 예수의 탄생은 바로 사람에 대한 모든 정이 다 떨어진 상황에서 일어난 사건이었습니다. 올 한해 참 힘들게 견디신 모든 분들에게 응원의 박수와 함께 주님이 주시는 소망 한 줌을 전합니다. 임마누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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