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7일 이유를 묻는다면.. | 김종윤 목사 | 2024-11-1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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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모든 일은 다 이유가 있습니다. 아무런 까닭 없이 그냥 일어나는 일은 없다고 하는 것입니다. 물론 그런 숨겨진 이유를 과연 우리가 얼마나 알 수 있는가 하는 물음이 제기되기도 하지만 분명 그런 이유들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사뭇 다른 결과를 낳습니다. 때로 아는 것이 병이라고 하기도 하지만 아는 만큼 보이게 되어 있고 또 아는 만큼 이해가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일단 이유를 모르면 답답해합니다. 그리고 아무리 대단해 보여도 편안하고 쉽게 잘 받아들여지질 않습니다. 반면에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유를 알면 용납하고 누릴 수 있는 가능성은 높아집니다. 우리교회는 오늘 주일을 추수감사주일 겸 이웃초청축제의 날로 정하고 온 교회 교우들이 함께 준비했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마음을 다해 섬겨주신 분들과 초청에 응해서 교회를 방문해 주신 모든 분들께 먼저 감사드립니다.
∙ 그에게서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나타내려 하심이라 – 관점이 달라져야 변화도 시작됩니다.
오늘 본문에는 참으로 안타까운 한 사람이 등장합니다. 그는 나면서부터 소경으로 태어난 사람입니다. 처음부터 앞을 볼 수 없었던 이 사람이 감당했어야 하는 삶의 무게를 우리는 잘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것은 단지 보이지 않았던 시력만이 아니었다고 하는 것입니다. 오히려 더욱 견디기 힘들었던 상처는 그를 보고 함부로 이야기하던 사람들의 말이었습니다. 저가 소경으로 태어난 것이 누구의 죄 때문이냐고 하는 말은 가뜩이나 힘든 그의 마음을 사정없이 찔러대고 있었습니다. 이때 주님은 ‘그에게서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나타내려 하심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관점이 달라져야 변화도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 이에 가서 씻고 밝은 눈으로 왔더라. – 해결을 위해서는 가야할 곳이 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주님이 그 소경에게 하신 일입니다. 주님은 땅에 침을 뱉어 진흙을 이겨서 그의 눈에 바르셨습니다. 그리고 실로암 못에 가서 씻으라고 하셨습니다. 눈이 안보인다고 아프지 않은 것은 아닐 것입니다. 물론 특별한 방식으로 각종 병자들을 치료하셨으니 이번에도 소경의 눈을 이런 방식으로라도 고쳐주신다면 감사한 일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왜 꼭 이런 방식으로 하셨던 걸까요? 이런 과정을 통하여 주님이 드러내려고 하신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소경의 입장에서 보자면 정말 느닷없는 사건이었습니다. 억울하기도 했고 답답한 일이기도 했습니다. 당장 그 자리에서 치료하지 않으신 이유는 해결을 위하여 가야할 곳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주여 내가 믿나이다 하고 절하는지라. – 믿음의 반응이 새로운 길을 엽니다.
놀랍게도 소경은 주님이 하신 말씀대로 실로암 못을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얼굴의 진흙을 씻어내면서 자신의 눈이 밝아지기 시작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얼마나 신기했을까요?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세상이 그에게 열린 이 사건은 당시 많은 이들에게 놀라운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안식일 규정을 들어 예수님의 치유를 문제 삼으려고 했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들로 인해서 고침을 받았던 소경은 다시 곤란한 처지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고침을 받았던 소경은 이들의 회유와 위협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이 아는 한 가지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그는 자신을 다시 찾아오신 주님을 만나고 난뒤 마침내 주여 내가 믿나이다라고 하면서 믿음의 고백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유를 알면 강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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