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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23일 은혜로운 마지막을 위하여 | 김종윤 목사 | 2025-11-2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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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누가복음23:33-43절 개역개정33. 해골이라 하는 곳에 이르러 거기서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고 두 행악자도 그렇게 하니 하나는 우편에, 하나는 좌편에 있더라 34. 이에 예수께서 이르시되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 하시더라 그들이 그의 옷을 나눠 제비 뽑을새 35. 백성은 서서 구경하는데 관리들은 비웃어 이르되 저가 남을 구원하였으니 만일 하나님이 택하신 자 그리스도이면 자신도 구원할지어다 하고 36. 군인들도 희롱하면서 나아와 신 포도주를 주며 37. 이르되 네가 만일 유대인의 왕이면 네가 너를 구원하라 하더라 38. 그의 위에 이는 유대인의 왕이라 쓴 패가 있더라 39. 달린 행악자 중 하나는 비방하여 이르되 네가 그리스도가 아니냐 너와 우리를 구원하라 하되 40. 하나는 그 사람을 꾸짖어 이르되 네가 동일한 정죄를 받고서도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아니하느냐 41. 우리는 우리가 행한 일에 상당한 보응을 받는 것이니 이에 당연하거니와 이 사람이 행한 것은 옳지 않은 것이 없느니라 하고 42. 이르되 예수여 당신의 나라에 임하실 때에 나를 기억하소서 하니 43.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 하시니라 오늘은 성령강림후 마지막 주일입니다. 교회력에 따르면 이번 주일이 한 해를 마무리 하는 날이며 동시에 대림절(Advent)로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기 직전의 마지막 절기입니다. 특히 이날은 세상의 마지막 날 세상의 참된 왕 되신 예수께서 다시 오셔서 모든 것을 새롭게 하실 것을 믿으며 세상의 어떤 권력보다 예수 그리스도 만이 우리의 유일한 왕이요 통치자이심을 선포하는 왕국주일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이란 본래의 모습이 드러나는 시기입니다. 그동안 이렇게 저렇게 꾸미기도 하고 가리기도 했지만 어쩔 수 없이 모든 것들이 드러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기에 마지막을 준비하는 일은 결코 소홀하게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끝을 생각하는 것이 지혜의 시작입니다. 처음과 마지막 끝의 주인되시는 주님이 주시는 은혜가 함께 하시길 기도합니다.
∙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 알지 못함이니이다. – 마지막에 할 일은 기도입니다. 마침내 예수께서 다른 두 행악자들과 함께 해골이라고 하는 곳에 이르러 십자가에 못박히셨습니다. 어떤 일은 아무리 피하려고 해도 피해질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속상하기도 하고 또 그래서 감사하기도 합니다. 어쨌든 감당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정해져있는 마지막이라고 해도 기도는 해야 합니다. 끈이 떨어진 연이 바람부는 대로 흘러갈 수밖에 없듯이 기도가 없는 인생은 이리저리 주어진 상황과 그때그때의 감정에 따라 요동치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기도란 단순히 내게 필요한 것을 달라고 하는 요청만이 아닙니다. 믿음의 닻을 던지듯 이리저리 흔들리는 내 삶을 주님께 붙들어 매는 것이 바로 기도입니다. 나는 결코 세상에 속한 자가 아니라 하니님께 속해 있는 자임을 선언하는 것이 바로 기도입니다. 기도가 은혜로운 마지막을 엽니다.
∙ 네가 만일 유대인의 왕이면 네가 너를 구원하라 – 끝까지 조건을 따지면 구차해집니다. 예수님의 견고한 마지막을 흔들어 대는 이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마지막을 견디고 계신 주님께 끝까지 비웃고 조롱하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말들에는 이런저런 조건들이 붙어 있었습니다. “네가 만일 하나님이 택하신 자 그리스도라면, 네가 만일 유대인의 왕이라면.”이라고 하는 조건들이 붙었던 이 말은 그냥 쉽게 무시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마지막까지 붙들고 싶은 명분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조건이 아닙니다. 마땅한 명분이 있다면 조금 더 말하기 쉽고 처신하기 편하겠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그렇게 조건을 따지다 보면 마지막이 구차해집니다. 깔끔함은 단순함에서 나옵니다. 복잡하면 지저분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조건가지고 다투지 마십시오. 은혜로운 마지막은 명분이 아니라 부르심에 따른 순종으로부터 시작됩니다.
∙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 – 마지막에도 역사는 일어납니다. 이미 다 끝났습니다. 주어진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우물쭈물하다가 낭비해버린 시간과 하찮은 욕심 때문에 놓쳐버린 기회들이 발목을 잡기도 합니다. 하지만 더욱 안타까운 것은 더 이상 어떻게 할 수 없다고 하는 자괴감입니다. 그러나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끝나기 전까지는 어떤 것도 끝나지 않은 겁니다. 십자가에 달려 꼼짝도 못한 채 발가벗겨진 채로 고스란히 맞이할 수밖에 없었던 그때에도 구원의 역사는 가능했습니다. 놀랍게도 본문은 예수님을 향하여 당신의 나라에 임하실 때에 나를 기억해 달라고 하는 강도를 향하여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고 하신 주님의 모습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에도 역사는 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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